25일(목) 오전 11시, 고려대학교 교우회 월례강좌 위원회(위원장 이기수, 전 총장)는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고대 교우회관 안암홀에서 월례 강좌 신년 특강을 했다. ‘백 년을 살아 보니’를 연제로 한 이번 특강에 200명의 교우(校友)가 참석했다.

김 교수는 104세의 고령임에도 강연과 저술 활동을 계속하는 건강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나라 철학계의 거두다. 또한, 1세대 교육자로 연세대에서 30년간 제자들을 양성했다.

고려대학교 교우회 월례 신년 특강에서 김형석 교수가 열강을 하고 있다.
고려대학교 교우회 월례 신년 특강에서 김형석 교수가 열강을 하고 있다.

강연에 앞서 스페인 플라멩코 권위자 전미례 교수와 그의 수제자 이세희 무용수가 축하 공연을 했다. 먼저 스페인어로 기쁘다는 뜻의 ‘알레그리아스(Alegrias)를 배경 음악으로 이세희 무용수가 플라멩코 춤을 공연했다. 이어서 전미례 교수가 스페인 세비아 지방 플라멩코 음악과 춤으로 분위기를 돋웠다.

김 교수는 모두에 늙음에 대한 소견을 밝혔다. 인간은 성장이 멈추면 늙는다고 했다. 육체적으로는 20대에 성장이 멈춘다. 그렇지만 정신적으로는 성장을 지속시킬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은 독서를 통하여 새로운 지식을 계속 탐구하면 가능하다고 했다. 독서의 중요성을 우회적으로 밝힌 것이다.

또 우리 인간은 인격을 고양해 나라와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는 일에 봉사할 것을 강조했다. 이기심을 버리고 이타적인 행동의 중요성을 말했다. 우리나라 정치가 발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가 이기적인 발상에 묶여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신년 특강에 참석한 교우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신년 특강에 참석한 교우들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김 교수가 존경하는 지도자 두 분을 언급하는데, 먼저 도산 안창호 선생께서는 모든 행위가 이타적이고 거짓이 없다는 것이다. 인촌 김성수 선생과는 김 교수가 남하하여 첫 직장이라고 할 수 있는 중앙고등학교에서 봉직하면서 가까운 거리에서 생활했기에 그의 나라 사랑에 매료됐다고 한다.

기업인 중에는 유한양행의 유일한 회장에 대한 존경심을 밝히면서 유일한 평전 ‘유일한의 생애와 사상, 2016) 을 집필하면서 존경심이 더욱 커졌다고 했다.

우정(友情)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한국 철학 1세대 안병욱(1920~2013) 교수, 김태길(1920~2009) 교수는 김 교수와 동갑으로 한국철학 3인방 50년 지기이다. 김 교수는 자기 부인이 작고했을 때는 집안이 텅 빈 것 같았고, 김태길 교수와 안병욱 교수가 타계하니 세상이 텅 빈 것 같았다고 진한 우정을 표현했다.

강의가 끝나고 오찬을 하면서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김 교수의 말씀대로 이웃사랑을 실천해야겠다고 다짐하고, 다음 강연을 위해 자리를 먼저 뜨는 김형석 교수를 기립 박수로 배웅했다.

이창열 기자 tradesign@silver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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