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문산읍 임진각은 2000년대 이전에는 홀로 있었다. 임진각은 서부전선 군사분계선 7㎞ 남쪽에 있어서 전쟁의 흔적을 살피며 평화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명절에는 이북이 고향인 분들이 이곳 망배단에서 합동으로 차례를 지내기도 했으며, 학생들에게는 안보의 산교육장으로 활용되었는데 이제는 임진각 평화공원으로 바뀌어 부른다.

지난 3일 오후, 임진강 남쪽에 있는 임진각 평화공원을 찾았다. 임진각 평화공원은 서울에서 서북쪽으로 약 56㎞ 지점에 있다. 공원 안에는 6.25 전쟁의 상흔인 다양한 전쟁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서 우리나라 대표 안보 관광지로 주목을 받는 곳이다.

나무로 만든 자유의 다리가 관광객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나무로 만든 자유의 다리가 관광객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6.25전쟁 중에는 임진각 일대가 참담했던 전쟁터였다. 전쟁 초기에 폭파되어 지금까지도 그 당시의 모습으로 남아 있는 임진강 철교, 공산군 포로였던 국군과 유엔군 장병들이 자유를 찾아 건너왔던 자유의 다리 등이 남아 있다.

임진각 평화공원은 1970년대 이북 실향민을 위해 임진각이 세워지고, 관광지로 지정되었다. 현재는 전쟁 유물 전시 공간, 평화누리공원, 안보전시관과 체험시설 등이 들어서서 대규모 관광지로 개발되어, 연휴를 맞아 꽃샘추위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의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고 있었다.

한 관광객이 평화의 종을, 안내판을 읽고 있다.
한 관광객이 평화의 종 안내판을 읽고 있다.

대표적인 전쟁 유물로는 자유의 다리, 장단역 증기기관차, 군사시설이었던 지하 벙커, 자유의 종 등이 있다. 자유의 다리는 한국전쟁 유산의 하나다. 1953년, 휴전협정이 맺어지자, 국군과 유엔군 포로 1만 2773명이 자유를 찾아 이 다리를 건너 귀환했다.

안내판에는 ‘경의선 철교는 상·하행 2개의 다리가 있었으나, 폭격으로 모두 파괴되었는데 서쪽 다리 기둥 위에만 철교를 복구하고, 그 남쪽 끝자락에 임시로 다리를 설치했다. 당시 포로들은 차량으로 경의선 철교까지 온 후 걸어서 이 임시다리인 자유의 다리를 건너왔다.

자유의 다리는 길이 83m, 폭 4.5m 정도인 다리이므로 건축적으로 뛰어난 가치는 없으나, 「자유로의 귀환」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담고 있다’라고 쓰여 있다.

찾는 사람이 없어 더욱 쓸쓸하게만 보이는 망배단이 서 있다.
찾는 사람이 없어 더욱 쓸쓸하게만 보이는 망배단이 서 있다.

장단역 증기기관차도 관광객의 눈길을 끌고 있다. 6·25전쟁 중 군수물자를 싣고 북으로 가던 중, 장단 역에서 피폭된 기관차다.

안내판에는 ‘당시 이 열차를 사이에 두고 미군과 중공군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다. 2004년, 아픈 역사의 증거물을 보존하기 위해 등록문화재로 지정되었으며, 복원된 이후 비무장지대에 있던 기관차를 임진각으로 옮겨와 전시하고 있다.

당시 열차를 운전했던 한준기 기관사의 증언에 따르면 군수물자를 싣고 개성에서 평양으로 가던 도중 중공군의 개입으로 황해도 평산군 한포역에서 후진하여 이곳 장단역에 도착했을 때 파괴되었다’라고 쓰여 있다.

전쟁의 상흔을 담은 녹슨 장단역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다.
전쟁의 상흔을 담은 녹슨 장단역 증기기관차가 전시되어 있다.

한 관광객은 “아직도 남아 있는 수많은 총탄의 흔적을 보니 당시의 치열했던 폭격 장면이 떠오릅니다. 기관차에 1020개의 총탄 자국과 휘어진 바퀴가 참혹했던 당시 상황을 말해 주는 것 같습니다.

전쟁의 상흔이 담긴 기관차가 계속 녹슬고 있어서 안타깝습니다. 영구 보존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하 벙커 전시관에도 한번 가 보세요, 이 지역의 어려웠던 상황을 전시물로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벙커 관람을 권했다.

망배단에는 찾는 사람도 없고 꽃 한 송이도 놓여있지 않아 쓸쓸하기만 했다. 바로 옆에는 유네스코에 등재된 1983년 KBS 생방송 ‘이산가족 찾기’ 프로그램이었던 ‘망향의 노래비’가 서 있다. 노래비의 단추를 누르면 이산가족 찾기 배경음악이었던 ‘잃어버린 30년’ 노래가 나온다.

‘바람의 언덕’ 바람개비 조형물 사이를 관광객이 걷고 있다.
‘바람의 언덕’ 바람개비 조형물 사이를 관광객이 걷고 있다.

평화누리공원은 9만 9000㎡(약 3만 평)의 잔디 언덕과 야외공연장이 있다. 이곳의 대표적인 장소가 ‘바람의 언덕’이다. 3000여 개의 형형색색의 바람개비들이 언덕에서 돌고 있다. 관광객들은 바람개비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다. 언덕 위에는 어린이와 부모가 연을 날리고 있다.

평화랜드에는 바이킹, 미니 열차 등을 갖춘 가족형 놀이공원인데 이곳에도 많은 관광객이 주말을 즐기고 있다. 평화 곤돌라도 임진강을 가로질러 민통선 지역인 캠프 그리브스까지 분주하게 관광객을 실어 나르고 있다.

김원규 기자 won6849@silver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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