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육개발원 동문회에서 주간하는 교육포럼 ‘드디어 내 말귀를 알아듣는 조교가 생겼다.’, ‘AI 디지털 교과서 관련 이슈’가 지난달에 이어 이번 달에도 개최됐다. 이 포럼에 참여하고 놀라운 마음이 들었다. 어느새 AI를 이용하여 컴퓨터나 핸드폰에 서식형 명령어뿐만 아니라 음성형 명령어, 영상 자료를 사용해 명령하면 순식간에 빅데이터 분석을 기반으로 결론을 제시함을 알았다. 그리고, 현재 초·중등학교에서 AI 디지털 교과서가 시범 적용되고 있으며, 2028년도부터 모든 학교가 AI 디지털 교과서를 사용할 계획임을 알았다. 시대가 이렇게 급변하고 있으니, 머지않아 AI를 이해하고 사용할 능력이 없다면 사회에서 완전히 낙오자가 되고 말 운명임을 깨달았다. 놀라운 미래가 닥쳐오고 있다.

현재도 노인은 사회생활 하기에 무척 불편하다. 한 예로, 햄버거 가게에서 메뉴를 주문하려고 기계 앞에 섰다. 시작부터 어색하다. 팝업된 메뉴를 꼼꼼히 읽으며 여러 차례 선택했다. 아뿔싸, 먼저 선택한 것이 사라져 보이지 않는다. 다시 시작했다. 뒤로 길게 서 있는 사람들 보기가 민망해서 그만둘까 망설여졌다.

뒤에 있는 젊은이가 도와드리겠다며 무엇을 살 거냐고 묻기 시작했다. 현금으로 할 거냐, 카드로 할 거냐, 세트를 할 거냐, 단품을 할 거냐, 햄버거는 어떤 것을 할 거냐, 몇 개를 할 거냐, 음료는 무엇으로 할 거냐, 분량은 어떤 것으로 할 거냐, 감자튀김은 할 거냐, 양은 얼마나 할 거냐, 매장에서 드실 거냐, 가지고 갈 거냐 등 묻는 것이 이만저만 아니다. 혼이 빠질 지경이었다. 젊은이의 도움 덕분에 결국 주문할 수 있었다.

젊은이는 핸드폰으로 고속버스 차표를 예매한다. 노인은 언감생심이다. 버스 터미널에 가서 표를 끊고 기다렸다가 승차한다. 젊은이는 핸드폰으로 물건을 비교하고 싼값에 사는데, 노인은 매장에 가서 실물을 보고 사야 마음이 편하다. 젊은이는 핸드폰으로 금융업무를 본다. 은행에서 대기표를 뽑고 업무 보는 사람은 모두가 노인이다.

불과 2~3년 전부터 인공지능(AI)의 발달로 사회가 급변하고 있다. AI가 많은 분야에서 인간을 대신하고 있다. 바둑에서 인간을 이긴 지도 오래전이다. AI를 이용하면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여러 가지를 할 수 있다. 비대면 진료도 있다, 외국어를 몰라도 외국인과 대화할 수 있다. 외국어 문장 한 페이지를 불과 몇 초 만에 한글 문장으로 번역할 수 있다. 다소 불편하겠지만, 해외여행을 할 수 있다.

이제는 AI를 접목한 로봇이 인간처럼 두 발로 걷고, 사람과 대화도 한다. 무엇을 가지고 오라고 말하면 그것을 찾아서 가지고 온다. 사람과 크게 다를 바 없다. 노인일수록 로봇의 기능을 이해하고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미 많은 가정에서 로봇에게 청소를 맡기고 있다.

이제 노인 세대는 세상을 등지고 초연하게 살겠다고 안일하게 생각해서는 안 될 때가 됐다. 주변을 보면, 무엇 하나도 내 손으로 직접 안 하면 안 된다. 한 가정에 두 노인만 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노인이 사회생활을 하려면 너무나 불편하다. 건강상의 문제뿐만이 아니다. 회사나 관공서가 인터넷 등 온라인 시스템으로 대인 업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 노인도 젊은이처럼 문명의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노력해야 한다. 이제는 망설일 때가 아니다. 백 세 시대에 살고 있으니, 80대 노인도 20~30년은 더 살 수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렇게 오랫동안 노인이란 이유로 문명의 혜택을 저버리고, 은둔하듯 남의 도움이나 받아 가며 외롭게 살아서는 안 되지 않는가. 노년을 사회에 적응하여 여유롭고 즐겁게 보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답은 평생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평생교육이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모든 생활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형식적·준 형식적·비형식적·무형식적 교육활동을 말한다.

형식적 교육이란 초·중·고등학교 교육, 대학 교육처럼 정규교육과정을 통해 공식적으로 졸업장이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는 교육이다. 준 형식적 교육이란 개방형 학교 교육이다. 비형식적 교육이란 학교 밖에서 이루어지는 구조화된 학습활동이다. 이를 사회교육이라고도 말한다. 무형식적 교육은 학교 밖이나 일상생활에서 이루어지는 비조직적 교육 활동이다. 자기주도 학습 또는 가정교육이 이것에 해당한다.

여기서는 평생교육을 비형식적 교육 즉, 사회교육으로 제한하여 사용하기로 한다. 사회교육에도 운영하는 주체와 목적에 따라 다양한 유형이 있다. 대표적인 것으로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지역평생교육원, 문화 교실, 노인복지대학 등이 있다. 대학 부설 평생교육원에서는 예술, 인문학, 부동산, 금융투자, IT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학습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교육프로그램에는 취미 교육(그림, 음악, 무용, 서예, 공예 등), 건강교육(요가, 필라테스, 스트레칭, 건강검진 등), 외국어교육(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인문교육(역사, 철학, 문학, 예술 등), 컴퓨터 및 기술 교육(기본적인 컴퓨터 기술, 인터넷 사용,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그 유형과 내용은 다를 수 있다.

노인에게 요청한다. 몸의 거동이 다소 불편하더라도 가까운 사회교육 시설을 찾아 취미 활동 프로그램을 학습하고, 컴퓨터·핸드폰·인터넷·AI(인공지능) 활용 방법을 학습하자. 비용도 그다지 비싸지 않다. 그렇게 함으로써 여생을 문명의 혜택을 누리며 살자. 시작이 반이다. 당장 시작하자.

강옥기 기자 kangokki@silver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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